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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다루기 힘든 악기 2 The Hardest Instrument to Play
자선과 헌신의 탈색.
살다 보면 남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전해진 가슴 아픈 소식에 ARS 서비스로 천 원을 기부한다. 장애자 단체에서 손이 아닌 입으로 그려낸 연하장을 몇 장 산다. 얼마 안 되는 학비를 못 내는 탈북 청소년을 위해 돈 만 원을 기탁한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한 끼의 식량이나 공책 한 권을 사도록 송금한다. 부족한 이들이 지구상에는 너무도 많다. 하루 1불 미만의 돈으로 겨우 연명하는 사람이 10억 명,, 엄청난 현실에 빌 게이츠는 “No one has to live on a dollar a day.”를 외치며 전처 멜린다와 재단을 설립하여 24년 째 자선 활동을 펴오고 있다.
“가난은 나라도 못 구제한다”는 속담을 강조하며 더욱 나태한 습성을 키우는 잘못이라며 뒤에 서 있는 분들도 많다. 노숙자에게 “국 한 그릇, 계란 한 개”를 나누기 위해 오밤중 뛰어다니는 분들에게도 “못된 습성과 버릇을 조장한다”며 비판을 가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은 가정부터 (Charity Begins at Home)”라는 외국 속담은 모르는 남들 돕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사람을 돕는 것도 잊지 말라고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 속담으로 “팔은 안으로 굽는다”로 해석하여 의도적으로 시설을 꾸미고 불쌍한 이들을 수용한 후 나랏돈은 정작 자신의 가족 영달을 위해 사용하시는 사람도 있다. 무명으로 거액을 기탁하거나 본격적으로 재단을 만들어 돕거나 큰 관계는 없다. 자발적으로 자선과 헌신을 한다며 한 일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며 보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 한 것보다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드러나는 본색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자선단체나, 같은 혈연으로 맺어진 종친회, 학연으로 뭉쳐진 동창회, 동향 사람들이 합세한 향우회 각기 사회 전반에 걸쳐 집단 이기적인 욕심으로 나라에 폐가 되는 경우도 많다. 또 그 소속원들 간에 독특한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게 된다. 일본 속담에 人の ふんとしで 相撲を 取(と)る (히토노 훈도시데 스모오 토루)란 속담이 있다. 그냥 읽으면 ‘남의 샅바로 씨름을 하다’라는 말이지만 뜻은 남의 것을 이용해서 자기 속셈을 차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손 안 대고 코 풀다”라는 속담과도 일맥상통하고 또는 계주의 술 또는 곗술로 생색을 낸다는 계주생면(契主生面)과 흡사한 말이다. 생전 밥 먹고, 술 먹는 자리에 빠지지 않고 나타나면서 정작 참여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좋은 교훈이 아닌가 싶다.
항상 남의 헌신과 노력에 빌붙어 사는 못난 사람은 자신만 모르지 주변의 사람 모두가 훤히 안다. 스스로 의도적이 아닌 자발적인 기여와 참여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생색이 지나치면 무엇인가 마음에 품고 있던 본색을 드러내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하게 된다. 경제, 경영학에서는 자원(Resource)이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사람, 시간, 노력, 물건, 재화 등을 모두 일컫는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가 아닌 순수한 모임과 공동체에는 후원금을 내놓거나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거나 여러 형태로 기여를 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이 고집하는 형태의 기여가 아니라고 질타하는 것도 못난 모습이거니와 자신이 기여한 자원을 아직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여 위세를 부리는 일도 안쓰러운 모양이다. 어떤 형태와 꼴이던 사랑과 애정이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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