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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도 현실이 되는 미래 3
Black Swan
과거도 과거가 있다
흔히 과거의 사실들을 취하여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마치 자동차 백미러를 통해 전방을 보려는 어리석은 일이다. 한때 일기예보는 일기 중계라고 비아냥거림을 받았다. 장마 패턴이 예전 같지 않다. 장마 후 예상치 못했던 지역성 호우 기습으로 많은 수해를 입었다. 같은 도시에서 서로 통화하면서 다른 하늘을 본다. 기상청이 열받았다. 253억 원을 들여 '오창산업단지' 내에 약 7천 평 부지에 3층짜리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를 구축한다고 2008년 6월 25일 발표했었다. 2009년 10월이면 세계 2위, 영국 기상청 '예보생산모델'을 이식하여 가동하게 된다. 7만 5천 명이 계산기로 1년 동안 계산하는 양을 1초에 해내는(200T Flops. 1 테라플롭스=초당 1조 번 연산) 슈퍼컴퓨터 3호는 지상 55km까지를 65층으로 세분하고 수평으로는 20km×20km로 나누어 시뮬레이션을 한다. 직원과 유지 보수 인력 총 100여 명이 달라붙어 세계 6 위의 예보 능력을 갖춘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2024년 현재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5호기 구루와 마루를 사용하고 있다. 각기 최대 성능은 1.9페타플롭스(초당 1,900조 번 연산), 메모리 용량은 327테라 바이트(TB)다. 56개의 랙으로 이뤄져 총 51 페타플롭스, 2천 TB를 지원한다. 전후 처리 서버와 120대, 로그인 서버 12대와 연결돼 있다. 3천억 원 예산으로 6호기 도입 추진 중이다. 10분 후 날씨부터 10년 후 기후 변화까지 예측한다지만, 신기술이 등장했다. 기상 데이터 입력에서 전 지구 예보가 나오기까지 1분도 안 걸라는 기술이 나왔다. 구글, 엔비디아, 화웨이가 공개한 인공 지능 예보 모델이다. 인공 지능은 방정식을 풀지 않는다. 대신 40년 치 기상 자료를 학습해 스스로 패턴을 추론하고 예보를 내놓는데, 성능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다. '동네 예보'를 보라는 안내가 실감 난다.
주식 시황도 일기예보와 같다. 과거 주식시장을 오랜 기간 면밀히 분석했어도 1987년 10월 19일(월) 미국 주가가 하루에 20% 이상 폭락하는 일이 발생하여 '블랙 먼데이'라는 말이 생겼다. 주식거래 모의 경합에서 원숭이나 초등학생이 전문가를 이기고 우승한 예는 심심치 않다. 세계 최고 전문가들을 비웃음 속에서 터졌던 '블랙 먼데이'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대중매체를 통해 당시 정황으로는 불가피했다고 열을 내며 자신의 분석 결과를 설명한다. 이후 꼭 20년 만인 2007년 10월 19일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동일한 사건이 터졌다. 인공 지능으로 주식 대박, 복권 당첨? 그것은 별개 이야기다. 행운은 확률 통계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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