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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뗑깡 2
Don't throw a tantrum
우리 아파트 막무가내 부대
화통이 터져, 15년 전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아파트에는 사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승강기 안에서 눈이 마주쳐도 입을 꾹 다물고 자기 내릴 곳에서 내린다. 반상회 불참 시 벌금을 부과한다고 해도 안 나온다. 제법 평수가 되는 아파트이고 주차장에 외제차들이 빼곡한 것을 보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이 사는 편이다.
조경이나 환경이 상당히 잘 되어있는데, 입주 7년이 넘으면서 우리 아파트에 오래 곪아온 문제가 터졌다. 주민들과 입주자 대표 그리고 관리 대행사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문제였다. 계약에 따라 소장이 파견되어 경비 및 제반 관리를 책임 진지가 7년, 아주 기막힌 직장이 된 것은 동마다 대표를 뽑고, 다시 그중에서 회장을 선발하는데 줄곧 몇몇 대표와 관리 회사/직원들이 합심하여 비리를 저질러 왔다. 주민이야 누가 문을 두드려 부탁하면 도장을 쿡 찍어주고 얼른 들어간다.
관리 규약을 고쳐도, 대표를 선출해도, 반상회를 한다고 해도 모두 무관심하니 이게 문제다. 이런 아파트 고유의 생리를 이용해 여러 아파트가 난리가 나서, 피해를 보고, 이를 바로 잡은 분들이 인터넷에 사이트를 운영하고, 어려움이 있는 분들을 무상으로 도와준다고 한다. 몇몇 막무가내 동대표, 부녀회장, 관리 소장 등이 어우러져 제 집 마냥 살림을 꾸려 온 것이다.
내 맘대로 시스템
경비 책임자도 친척, 계약한 재활용용품 수거회사 대표자도 소장 직계 가족 이런 식이다. 주변 아파트 계약을 비교해보니 7년 동안 반도 안 되는 값으로 재활용품을 수거해 갔다. 2~3백만 원 줘도 아까운 돌을 천만 원이 훨씬 웃도는 돈을 주고 한 개인이 결정하여 입구에 세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려운 지경에 근처 쇼핑센터, 식당들까지도 도와준다며 편의를 제공받아 왔으니 주민들 얼굴에 똥칠해 온 셈이다.
입주자들도 전기료를 아끼려고 손님이나 와야 켜는 에어컨을 경비실마다 달아주고 펑펑 돌렸으니 주민들이 다 부담해 준 것이다. 게다가 봉급, 보너스, 수당을 척척 올려주었으니 얼마나 행복한 직장인가. 한 부부가 사무소에 상주를 하며 관리 시스템과 주민들의 생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경제적인 이득을 챙겨 온 것이다. 골프, 관광까지 선심을 받은 일부 정예 부대는 좋은 게 좋은 것이었다. 지켜보던 일부 가톨릭 교인 분들이 참다못해 바로 잡겠다고 나서 대표를 새로 선출했다. 당장 진행 중이던 실리콘 방수공사, 무선 차량 출입 개폐기 등은 반 값으로 내려갔다.
나라도 같은 이치
그런데 이 분들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워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일방적으로 새로 당선된 분들을 내몰았다. 비대위 과반수 찬성 근거 서류는 죽어도 못 보여 준다고 떼를 부린다. 수선충당금은 장기적으로 장래에 건물이나 기계, 선박 따위를 수선하기 위하여 미리 얼마씩 적립하는 돈이다. 이런 적립금의 90%가 넘는 3억 원을 현관 자동문 교체에 사용했다. 주민들에게는 앞뒤 설명 없이 당장 각 세대 부담이 없다는 말만 하고 도장을 받아 집행했다. 문의 장치를 고친 것이 아니라 멀쩡한 문틀부터 주위의 인테리어, 창문까지 전면 교체하고 도색을 새로 했으니 한심한 일이자 경악할 이야기다. 리베이트 때문이라는 것이 생각 있는 분들의 의견들이다. 그나마 야간에 피켓을 들고 전단지를 나누어준 몇몇 분들의 노력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이 전달되면서 분통을 터트리는 주민들이 늘었다. 조만간 바로 잡힐 조짐인데 연배가 많으신 노인정의 어른들에게도 안하무인으로 대하던 막무가내 양반들이 요즘도 숨어서 궁리를 한단다.
우리 600여 세대의 아파트도 규모가 작지만 사실 대한민국도 조그만 땅덩이에 인구도 많은 편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 이런 풍조가 만연하여 개탄을 하니 비슷한 양상인가 싶다.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 아파트나 나라나 맘 놓고 맡기고, 살았으면 좋겠다. 생떼를 부리고 강짜를 좀 그만 보고 살았으면 좋겠는데, 이게 잘 안되니 참 지랄이다. 지랄병에는 목침이 약이라는데, 나도 그러고 보면 참 못난 주민의 하나이자 못난 국민의 하나다. 내가 아니라도 남들이 상식에 맞추어 잘할 것이라고 항상 뒷전만 지키니 말이다.
참, 댁의 아파트는 괜찮으신지요?
살고 계신 나라는 괜찮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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