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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속지 않을 수 있나 5
Nobody’s Fool
5. 경계를 제삼자에게 부탁하라
일부 매장에서는 영수증이 없으면 음식을 내주지 않는다. 다 이유가 있다. 2022년 미주리주의 '지미 존스(Jimmy John's) 샌드위치 매장 매니저가 10만 불 이상을 갈취한 혐의로 해고되었다. 고객이 현금으로 지불할 때마다 음식을 주고 거래를 취소한 후 돈을 챙겼다. 영수증을 생성하면 등록되고 고객 영수증을 확인하면 이런 종류의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 매장 주인이 직원을 개별적으로 불신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숫자를 조작하기가 훨씬 어렵다.
'반 헤일런(Van Halen) 록 밴드는 전속 기술팀을 데리고 순회공연을 다녔지만, 무대 준비의 대부분은 컨테이너 트럭이 도착하기 전에 완료되어 있어야 했다. 공연장의 무대 담당자들이 무언가 실수라도 해서 위험에 노출될까 늘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정신없이 바쁜 일정 때문에 매번 구석구석 꼼꼼히 점검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밴드는 파티광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록밴드에게는 유별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퇴폐적 행위와 기행을 거의 예술적 경지로 가장한다는 고문도 돌았다. 대기실에 M&M 초콜릿이 가득한 유리 단지를 준비하되 갈색 초콜릿은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특약 조항이 들어 있다는 소문도 났다. 갈색 초콜릿을 하나를 발견하고는 광분해서 대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이 루머는 사실이었다. 사실 아주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 조항 126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대기실에 갈색 초콜릿이 없는 M&M 초콜릿 단지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공연 계약이 취소됨은 물론 손해배상의 책임까지 져야 한다."
새로운 공연장에 도착하면 바로 무대 뒤로 가서 M&M 초콜릿 단지를 살폈다. 만약 갈색 M&M 초콜릿이 하나라도 나오면 전체 무대 장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요구했다. 실제로 기술적인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연 약서를 다 읽지 않았다는 뜻이고, 이는 곧 전체 공연을 망치는 요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기행만 일삼는 스타 밴드가 아니라 공연 운용의 달인이었던 것이다. 각 공연장의 무대 담당자들이 계약서를 꼼꼼히 읽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는지를 재빨리 판단할 방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갈색 M&M 초콜릿은 전장에서 적들이 건드리면 폭발물이나 조명탄 등을 터뜨려 적을 살상하거나 적의 침입을 알려주는 인계철선이었던 셈이다.
과학/학술적인 사기 방지에는 영수증 요구 같은 방식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최소 두 명이 각각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같은 결과를 얻는지 확인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숫자를 조작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표준 관행으로 하면 추측하거나 동료를 불신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한다면, 저명한 공동 저자의 눈앞에서 데이터를 조작하는 최근의 과학/학술적 사기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개한 5가지 선제적인 사기 탐지 조치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먼저 무엇이 잘못될지 또는 누군가가 어떻게 우리를 속일지 예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생각과 절차의 틈을 찾아야 한다. 이는 우리 자신의 오타를 찾는 것만큼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군대는 약점을 찾는 것만을 임무로 하는 레드팀을 운용한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외부인이 버그를 발견하면 상금을 지불하는 이유다. 잘못된 결정을 내릴 위험이 있을 때마다, 사기꾼의 관점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마다 다른 사람이 대신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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