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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란 진실의 조각 그림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2022. 12. 1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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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한편만 더 읽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 역씨 국풍입니다. 시경을 사실성의 관점에서 읽다 보니까 국풍만 읽게 됩니다.

 

 

  이 시가 수집된 위 나라는 순, 우가 도읍했던 땅으로 유명하지만 강국인 진, 진과 접하여 잦은 전쟁과 토목공사로 이산의 아픔을 많이 겪은곳 으로도 알려저 있습니다. 이 시는 징병되었거나 만리장성 축조에 강제 징용된  어느 젊은이가 가족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마 당대에 가장 보편적인 이산의 아픔이었다고 짐작됩니다. 

  이산의 아픔은 산업사회와 도시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에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보편적 정서 이기도 합니다. 고향을 떠난 삶이란 뿌리가 뽑힌 삶이지요. 사람도 한그루의 나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시의 정서는 3천년을 사이에 둔 아득한 옛날의 정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산에올라 아버님 계신곳을 바라보니 아버님 말씀이 들리는듯.

  오! 내 아들아. 밤낮으로 쉴 새도 없겠지.

  부디 몸 조심하여 머물지 말고 돌아오너라.

  산에 올라 어머님 계신곳을 바라보니 어머님 말씀이 들리는듯.

  오! 우리 막내야. 밤낮으로 잠도 못자겠지.

  부디 몸 조심하여 버림 받지말고 돌아오너라.

  산에올라 형님 계신곳을 바라보니 형님 말씀이 들리는듯.

  오! 내 동생아, 밤이나 낮이나 집단행동 하겠지.

  부디 몸 조심하여 죽지말고 살아서 돌아오너라.                                        -산에 올라-

 

  전체의 내용으로 미루어 이 시의 당사자는 미혼의 청년입니다. 낭군을 걱정하는 아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요. 부, 모. 형의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중국역대시가선집 에서는 유래무기를 이 어미 저버리지 말고 돌아오너라 로 해석했습니다. 공역자인 기세춘 선생이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을 담으려면 버림받지 말고 돌아오라는 의미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필해를 집단행동 이라 번역했습니다만, 뜻은 작업조에 편입되어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처지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마 형님이 먼저 격었던가 봅니다.

 만리장성은 동쪽 산해관에서 서쪽 가욕관에 이르는 장성 입니다만, 만리장성이 시작되는 지점은 산해관의 망루에서 1Km 떨어진 발해만의 노룡두 인데 이곳에 맹강사당이 있습니다. 맹강녀의 한 많은 죽음을 기리는 사당입니다. 맹강녀의 전설은 이렇습니다. 진시황때 맹강녀의 남편 범희양이 축성 노역에 징용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편지한장 없는 남편을 찾아 겨울옷을 입히려고 이곳에 도착했으나 남편은 이미죽어 시골마저 찾을길 없었지요. 당시 축성노역에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죽으면 시골은 성채 속에 뭇어버리는 것이 관례였다고 합니다. 맹강녀가 성벽앞에 옷을 바치고 몇일을 업드려 대성통곡하자 드디어 성체가 무너지고 시골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맹강녀는 시골을 거두어 묻고 나서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했다는 것 이지요. 맹강녀 전설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 이지요. 성채가 무너지고 시골이 나오다니 전설은 전설입니다.

  그러나 사실과 전설 가운데에는 어느것이 더 진실한가를 우리는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사실보다 전설쪽이 더 진실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학이란 그런것 이라 생각합니다. 사실의 내면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어떤 혼이 있어야 하는것 이지요. 시경의 시가 바로 이러한 진실을 창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이란 결국 진실을 구성하는 조각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의 조합에 의하여 비로소 진실이 창조되는 것 이지요. 이것이 문학의 세계이고 시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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