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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미학의 허위의식으로 부터 삶의 진정성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2022. 12. 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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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는 동양사상의 특징에 대하여 이야기 한 샘 입니다. 특징을 이야기 하려고 한것은 아닙니다. 자칫하면 차이가 특징으로 잘목 이해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동야이란 개년 자체가 서양을 전제로 한 것 이지만 우리가 앞에서 장황하게 이야기한 것은 동,서양의 비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고전의 독법에 관한 이야기 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양사상의 특징에 대하여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서양사상과 비교하고 차이점을 지적한 것도 사실입니다. 근대사가 바로 서구중심의 자본주의 역사이기 때문에 동양사상의 관계론을 설명하면서 자연히 서구와의 비교 논의로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시경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시경은 동양고전의 입문입니다. 그만큼 중요합니다. 우성 300여편이 넘는 시가 남아 있을뿐 아니라 시의 내용이나 형식이 같지않고 또 작시의 목적과 과정도 판이합니다. 수많은 주 가 달려있고 그 해석에 있어서도 대단히 큰 편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고전독법에 비추어 시경을 어떤 관점으로 접근할 것 인가가 사실은 관건이 됩니다. 

  이리가 시경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것의 사실성에 있습니다. 이야기에는 거짓이 있지만 노래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 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국풍에 주목합니다. 시경의 국풍부분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백성들이 부르던 노래라는데 있습니다. 물론 정약용, 심대윤 같은 조선의 지식인은 주희의 국풍 민요설을 부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식인들이 임금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저작으로 보기도 합니다만,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던 조선 사대부들의 입장이 과도하게 투사된 것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국풍의 노래가 백성들 사이에 광범하게 불려지고 또 오래도록 전승된 노래인것 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민요로 보아 틀리지 않습니다. 여러사람이 공감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그 노래가 계속 불려지고 전승될 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시경의 국풍 부분을 읽는 이유는 시의 정수는 이 사실성에 근거한 그것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지않는 한 우리의 삶과 생각은 지극히 관념적인 것이 되지않을 수 없습니다.

  이 사실성과 진정성의 문제는 오늘날의 문화적 환경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같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소위 상품미학은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CF가 보여주고 약속하는 이미지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광고 카피는 허구 입니다. 진정성을 결여하고 있는 것 이지요. 그리고 사이버 세계 역시 허상입니다. 가상공간입니다. 이처럼 여러분의 감수성을 사로잡고 있는 오늘날의 문화는 본질에 있어서 허구입니다.

  시경 독법은 우리들의 문화적 감성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을 기르는 일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놀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되기 보다는 정서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런점 에서 아픔과 기쁨이 절실히 배어있는 시경의 세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시경의 시 한편을 읽어보도록 하지요.

  저 강둑길 따라 나뭇가지 꺽는다.

  기다리는 임은 오시지 않고 그림기가 아침을 굶은듯 간절하구나.

  저 강둑길 따라 나뭇가지 꺽는다.

  저기 기다리는 임은 오시눈구나. 나를 멀리하여 버리지 않으셧구나.

  빙어 꼬리 붉고 정치는 불타는듯 가혹하다.

  비록 불타는 듯 가혹 하더라도 부모가 바로 가까이에 계시는 구려.

  강둑에서

 

  모시서 에서는 은말 주왕의 사역이 이 시의 배경이라고 하지만 서주 말로 보는것이 현재의 통설입니다. 제목은 강둑에서 로 하는것이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먼저 이 시가 보여주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첫 연의 그림은 이렇습니다. 말없이 흐르느 여강, 그 강물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강둑, 그리고 그 강둑에서 나뭇가지 꺽으며 기다리고 있는 여인의 모습입니다. 전쟁터로 나갔거나, 만리장성 축조같은 사역에 동원되어 벌써 몇년째 소식이 없는 낭군을 기다리는 가난한 여인의 모습입니다. 나뭇가지를 꺽는것은 땔감을 장만하는 것 일수도 있고 또 돌아올 날을 점치거나 기원하는 풍습으로 볼수도 있을 것 입니다. 이라가곡 동심초에도 한갖되이 풀잎만 맺고있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두번째 연은 기다리던 낭군이 돌아오는 그림입니다. 자기를 잊지않고 돌아오는 낭군을 맞는 감격적인 장면 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은 돌아온 낭군을 붙잡고 다짐하는 그림입니다. 그 내용이 지금의 아내나 지금의 부모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시국에 대한 인식입니다. 빙어의 꼬리가 붉다는 것은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빙어는 피로하면 꼬리가 붉어진다 합니다. 물고기가 왜 피로한지 알수 없다고도 하지만 어쨌든 빙어는 백성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왕실여훼란 정치가 매우 어지럽단 뜻 이지요. 전쟁과 정변이 잦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다음 구절입니다. 왕실이 불타는듯 어지럽더라도 그러한 전쟁이나 정쟁에 일체 관여하지 말것을 당부하고 있지요. 관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부모가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지요. 부모를 모시고 있는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근심을 끼쳐서는 않된다는 것이 아내의 논리 입니다. 소박한 민중의 삶 이며 소망입니다.

  그 시절의 어느마을, 어느 곤궁한 삶의 주인공이 선명하게 떠 오르는 시입니다. 강둑의 연상 이기도 합니다만, 이시를 읽으면 함께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역시 별리를 노래한 시인 정지상의 송인 입니다. 여러분 가운데도 이 시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

  비개인 긴 강둑에 풀빛 더욱 새로운데

  남포에는 이별의 슬픈노래 그칠날 없구나.

  대동강물 언제나 마르랴

  해마다 이별의 눈물 물결위에 뿌리는데.

  

  이별의 아픔을 이보다 더 절절하게 읇기가 어렵습니다. 이 시가 우리나라 한시의 최고봉 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합니다. 중국 사신이 올때면 부벽루에 걸려있는 한시 현판을 모두 내리지만 이시 현판만은 그대로 걸어두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시의 자존심인 셈 입니다. 시인도 매우 훌륭한 사람임은 물론입니다.

  이 여분이란 노랫말이 어떤 곡에 실렸을까 매우 궁금합니다. 원래 시경에 실려있는 시들은 가시 였다고 합니다. 악가지요. 시+노래+춤 이었다고 전합니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고 있었던 것 이지요. 정의가 언이 되고 언이 부족하여 가가 되고 가가 부족하여 무가 더해진다고 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표현 하기에는 말로도 부족하고 노래로도 부족해서 춤까지 더해 그 깊은 정한의 일단이나마 표현 하려고 했던 것 이지요.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악곡은 없어지고 가사만 남은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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