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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눈빛 4 Listening Mastery

진정성을 가지고 2025. 3. 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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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눈빛 4
Listening Mastery
 
눈빛만 봐도 척 알아먹는다? ‘듣기의 8단계 (The 8 Stages of Listening)’와 ‘경청의 기술 10가지(The Art of Listening)’란 자료를 만들어 올린 적이 있다. 사람과 사람이 의사소통을 하는데 언어표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에 불과하다. 억양, 음성이 38%, 비언어적 표현이 오히려 55%를 차지한다. 사람들이 정보를 인식하는 것도 청각은 불과 20%고 시각이 60%, 촉각 15%, 후각 3%, 미각이 2%이다. 사람이 듣는 것은 귀, 고막이 모두가 아니다. 골밀도 전화기는 청각 장애자들이 뼈로 듣는 장치다. 최고급 보청기를 귀에 달아도 듣지 못한다는 이치가 바로 이런 점이다. 음량이 큰 스피커를 사용해도 무시(Ignore)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사람이 많다. 강의 중에 조는 친구들은 듣는 척(Pretend) 애를 쓴다. 재미있거나 본인에게 솔깃한 것만 가려듣는 선택적(Selective) 듣기를 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정신을 모아 열심히 집중적(Attentive)으로 듣는 사람도 있지만, 상대의 마음으로 속을 꺼내어 읽는 공감적이거나 반영적 (Empathic/ Reflective) 경청을 하는 듣기의 달인도 있다. 듣기에 뛰어 날 수록 귀보다는 눈과 몸으로 듣는다.
 
눈에 담는 사람, 술에 담는 사람
오랜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마주하면 들을 말이 별로 없다. 재방송이 대부분이고 이야기의 전개가 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줄기차게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때로는 들어 달라고 강요나 애원을 한다. 이제는 소와 같이 말하고 소와 같이 말을 삭이고 곱씹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늘 바란다. 그냥 눈만 서로 멀뚱 거리면서 마른 멸치에 소주잔을 기울여도 좋다. 슬레이트에 쏟아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막걸리 잔을 권하거나 아주 약한 촛불 앞에서 와인잔 속에 아끼는 사람의 모습과 마음을 담거나 녹여 마시고 싶다. 바다를 먹고 자란 친구도, 나무와 같이 멀뚱이 두 팔을 벌리고 서있는 친구도, 곁에 앉아 다림질하며 지켜보는 아내도 눈으로 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정육점 소의 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소 눈으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늘은 꼭 입을 닫아야지! 이렇게 토요일의 반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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