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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세상 2 Annoying World

진정성을 가지고 2025. 5. 1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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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세상 2
Annoying World
남 모르는 즐거움을 빼앗는 유난
남들이 모르는 즐거움을 만들어 놓으면 흐뭇해진다. 혹여 누가 훔쳐보지 않을까 조바심이 들면 더 좋다. 항상 출장 가서 곁눈으로만 보던 호주 바닥에서, 영업 관리자로 뛰던 시절이 있었다. 우측에 달린 운전대를 잡고 좌측 길로 다니면 처음에는 스릴을 느낀다. 한 주 정도 지나면 익숙해져 원래 그런 것이니 하게 된다. 노랑머리 직원들과 동행하기도 하지만 혼자 여기저기 현장을 누비는 시간도 많았다. 혼자 차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히 차 안에서 음악을 듣는 시간이 상당했다. 클래식 소품, 팝송, 샹송, 한국 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가장 좋은 노래만 모아서 테이프에 담았다. 그런데 엄선한 곡들에 희열을 느끼던 남모르는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가장 좋다고 했던 곡들만 모았는데도 며칠 테이프가 반복되다 보니 짜증 나는 노래가 생기는 것이었다. 물론 그때의 모든 곡들은 지금 들으면 쏙 빠져들게 된다. 특히 음유 시인 같은 프랑스 샹송 가수 '조르쥬 무스타키' (Georges Moustaki)의 '나의 고독(Ma Solitude)'이나 '오펜 바흐'의 '재클린의 눈물(Les larmes de Jacqueline)', '파가니니'의 '기타와 현을 위한 협주곡' 등은 수도 없을 들었다. 그래서 사람이나 노래나 지나치게 몰입을 하는 것도 사실 즐거움을 잃게 되는 계기가 된다. 정물화처럼 조금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듯 해야 한다. 매력이 떨어졌던 노래라도 세찬 소나기 속에서 도봉구 무수골의 주막에서 막걸리 사발을 들이키며 들어보면 온몸이 저려 피가 맑아지는 느낌이 온다.
멀어져 가는 단어와 노래
나라마다 뉘앙스가 다른 단어의 맛이 있다. 뜻은 분명하게 그렇지 않은데 사상의 논쟁에 휩싸이거나 특정 집단이 고집하다 보면 그 뜻이 변질되어 맛을 잃는 말들도 많다. 순수하고 맑던 단어가 어느새 사단이 지나 간 창녀와 같이 추한 단어가 되어 증오하게 되는 단어가 되어 내게서 멀어져 가기도 한다. 호기를 부리던 청년시절에 나는 러시아 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Yevgeny Yevtushenko- Евгений Евтушенко)'에 끌려 러시아어 독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는. 소련의 사회/문화의 모순성에 대한 통렬한 고발과 신선한 자기표현이 충만한 시를 썼다. 제즈의 성자인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이 세상을 떠나자 '엡투셴코'는 시를 지어 애도의 정을 표시했다. “지난날처럼 연주를 계속하세요. 천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셔서 지옥에 갇힌 죄인들도 그리 불행하도록 희망을 주세요. 가브리엘 천사님, 암스트롱에게 트럼펫을 주세요.”
죽음과 사상
자살 1위 한국에서는 하루 966명이 세상을 떠나며 37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다(2023년). 인터넷에 27세에 친구와 결투로 요절한 러시아 서정시인 '미하일 레르몬또프 (1814-1841 Михаил Лермонтов)'의 시와 이 시로 작곡된 '안나 게르만(Анна Герман)'의 노래 “나 홀로 길을 가네”가 수두룩하게 올려져 있다. 한 인간의 죽음을 가지고 희롱을 하거나 사상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짓이 아니다. 아무래도 나는 좋아하던 여가수의 노래에 편견을 가지게 될까 짜증이 난다. '안나'는 독일 아버지와 네덜란드 어머니 사이에서 우즈베키스탄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아버지가 소련 비밀경찰에게 처형을 당하자 키르기스스탄으로 유배를 갔다 폴란드로 이민을 가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질학 공부를 하던 그녀가 우연히 '폴리쉬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가 우승을 하고 국제가요제에 우승을 하여 이태리 '산레모 가요제'에 초청이 되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상당 기간 무대에 서지 못 했다. 60, 70년 대에 영어, 이태리어, 스페인어, 라틴어, 독일어, 폴란드어, 러시아등 여러 나라 말로 러시아 최고 여가수로 활동을 하다가 1982년 46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사망했다. 청아한 목소리로 우수에 젖은 러시아 로맨스의 백미였기 때문에 아직도 팬카페가 운영된다. 청아한 목소리에 반한 나는 특히 러시아어로 부른 ‘쇼팽에게 보내는 편지’를 좋아한다. 가사에는 안개, 밤, 바람, 어둠 등과 포도주 같은 음악이란 단어가 어우러진다.
미국에서는 시장이든 상원의원이든 시위로 폴리스 라인을 넘거나 교통사고를 내고 불응시에는 가차 없이 말단 경찰이 수갑을 채운다. 의미가 어떻던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사라져야 할 범죄다. 한국 국민은 마음도 좋다. 낸 세금으로 허구한 날 폭력으로 망가진 국민재산을 복구하는데 써도 한 마디 안 한다. 무언의 압력과 폭력 때문에 못한다.
가는 분들 제발 좀 가만히 놓아 드리면 어떨까?
유난을 떨고, 장사진을 치며 야단법석을 친다. 사고였든 재해였든 자진이었든, 말이 없는 분들이라고 뜻과 꿈을 놓으신 분들이 아니다. 묵묵히 그들의 모습을 따라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이 그나마 도리가 아닐까 한다.
나 홀로 길을 가네
Выхожу один я на дорогу
나 홀로 길을 나선다
안갯속을 지나 자갈길을 걸어간다
고요한 밤. 거친 벌판은 神께 귀 기울이고
별은 별과 이야기를 나눈다.
하늘은 장엄하고 경이로운데
대지는 창백한 푸른빛 속에 잠들어 있다
도대체 난 왜 이렇게 가슴 아프고 괴로울까?
무엇을 한탄하고 무엇을 기다리는가?
삶 속에서 더 이상 바라지 않고
지나간 그 무엇도 애석하지 않는데
그저 자유와 평온을 찾아
난 나를 잊고 잠들고 싶다
차가운 침묵의 잠이 아니라
가슴속에 삶의 힘이 꿈을 꾸고
숨 쉬며 조용히 부풀어 오르며
난 그렇게 영원히 잠들고 싶다
밤낮 할 것 없이 온종일 내 귀를 어루만지며
달콤한 목소리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내 위로는 영원히 초록 잎을 피우는
울창한 참나무가 몸을 숙여 소리를 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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