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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세상 3
Annoying World
태어날 때부터 내 피부는 검은색
자라서도 검은색
태양 아래 있어도 검은색
무서울 때도 검은색
아플 때도 검은색
죽을 때도 여전히 검은색이랍니다.
그런데 백인들은
태어날 때는 핑크색
자라서는 흰색
태양 아래 있으면 빨간색
추우면 파란색
무서울 때는 노란색
아플 때는 녹색이 되었다가
죽을 때는 회색으로 변하지요
그런데도 나를 보고 유색인종이라고요?
감동은 받지만, 글쎄?
한국뿐 아니라 온 나라 블로그와 카페에는 UN이 선정(Nominated)한 최고의 동시(童詩)라고 소개하며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배경에 사진까지 곁들어 앞 다투어 소개를 했다. 내용을 읽어보면 정말 감동스럽다. UN에서 사실 최고의 동시를 추천할까?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즈음 온라인을 통한 가상공간에서 사실과 진실의 경계선이 모호한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익명성이니만큼 큰 제약이나 판단을 하기 전에 나름대로 생각과 느낌을 올리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일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마치 많은 사람들이 다녀 가거나, 유명한 사이트라는 느낌을 받도록 조회(View) 수를 올리기도 한다. 신경을 써서 마치 바이러스균을 옮기듯 뿌려대거나 검색엔진의 상단을 차지하여 사실과는 다른 위세를 자랑도 한다. 클릭 몇 번이면 사실이든 아니든 쉽게 고속도로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사실과 진실의 왜곡
1996년 독일의 ‘Tongue Forest’라는 이름으로 활약하던 ‘Thomas Carstanjen’과 ‘Dennis Pierre Sarratou’가 작곡, 작사한 노래가 하나 있다. 제목이 ‘And You Got The Fucking Nerve To Call Me Coloured”였다. 언더그라운드 전자음악이니 한국에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고 유럽에서도 대단한 히트를 친 노래도 아니니 아주 적은 수가 알고 있을 사실일 것이다. 미국에서 건너 간 흑인 가수 ‘LaMont Humphrey’가 비디오 뮤직으로도 만들었는데, 좀 쌍소리가 들어가 그렇지만 내용이 좋아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단체나 심지어 기독교 청소년 단체에서도 잘 활용을 했다. 일부 기독교 사이트에서는 하나님 앞에 평등한 인간을 다룬 동시로 하이라이트를 해 놓았다. 뮤직 비디오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문장마다 쌍욕이 삽입되어 있다. 충동적이지는 않지만 가위와 칼로 분노를 사르는 장면이 연출되어 대부분 사이트에서 19세 이상 성인물 또는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해 놓았다. 난 사실 처음 이 글을 보았을 때 까만 피부에 아주 하얀 눈동자를 반짝이는 예쁜 아프리카의 아이를 연상했었다.
염치 좀 있어 봐
한국 사람은 체면을 중시한다고 한다. 체면이란 내 생각에는 2가지가 아닌가 싶다. 하나는 허울 좋은 겉치레요, 또 한 가지는 사람 됨을 지키는 염치다. 염치란(廉恥) 깨끗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을 말하니 남에게 신세(身世)를 지거나 폐를 끼치거나 할 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몰염치에 파렴치한 사람들에게는 초(楚) 나라 항우의 이야기를 곱씹으면 좋겠다. 한(漢) 나라의 유방(劉邦)과 천하를 놓고 싸움을 벌이던 막바지에 수세에 몰린 그는 20여 기 남짓 기마병이 남는 처참한 상태에 이르렀다. 장강을 건너 비록 작더라도 강동에서 위업을 이루라는 긴박한 간언을 듣고 "하늘이 나를 버리는데 이 강을 건너서 무엇을 하겠으며, 전사한 강동의 청년 8천 명의 부모형제가 불쌍히 여겨 왕으로 삼아 준다 한들 내가 무슨 면목(面目)으로 그들을 대하겠는가? 아무 이를 거론하지 않는다 해도 내 양심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웃으며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따뜻한 말을 건네준 사람에게 5년 동안 생사를 같이 했던 말은 아무 죄가 없다며 애마를 하사했다. 이때, 적진영에 예전 수하였던 여마동(呂馬東)을 보고는 "내가 들으니 한나라 왕이 내 머리를 천금과 만호의 값으로 사려 한다고 하니 내 그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리라" 하고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면목은 염치와 같은 의미인데, 면목이 없다는 말은 스스로 자기 잘못을 뉘우쳐 사람다움을 지켜 나간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대업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벌렸던 모든 일의 결과를 스스로 천명하고 염치 있게 책임을 진 것이다.
뇌물과 선물 사이
고3 때 푼돈 몇 푼 들고 미국으로 건너 가 고생 끝에 보잉사 부사장/중국 보잉 사장을 지낸 친구를 지난 20년 자주 만났다. 대학원 최고위 과정에서 자신의 산 경험과 지식을 한국 강단을 통해 나누고자 했다. 강연료도 장학금으로 놓고 휑하니 돌아갔었다. 25년 이상 미국, 유럽 기업에서 일한 나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만 주위에서는 생소한 눈치다. 기업에도 윤리 규정(Code of Conduct)이 있고 이를 철저히 준수해 나가는 생활이 몸에 익어 있다. 전략적 리더십(Strategic Leadership)과 ‘James McGregor’의 ‘10억의 고객’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자료를 인용하면서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알아야 할 점들을 강의했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고위 공무원들과의 관계도 어렵다. 원우 한 명이 현재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돈이면 전기세도 싸진다’며 몇 번을 반복한다. 그렇지만 돈이면 다 되는 곳도 아니다. 뇌물과 선물의 경계가 모호한 나라라는 특징은 여러 사람들이 지적한다.
한국은 어떤가?
자신에게 또는 대세에 유리하다면 선물도 뇌물로 둔갑시켜 사람을 잡는 꾼들이 판치는가 하면, 뇌물도 선물 또는 떡값이라며 관용을 베풀자는 목청 큰 민주시민들이 다투는 나라다. 정치 논리와 사리사욕에 흔들리며 법이 개정된다. 아무리 진실을 위한 것일지라도 폭력은 피해야 한다. 책임 지지 않는 몰염치한 리더들도 있다. 집단의 논리를 펴기 위해 말(Mouth)과 마우스(Mouse)로 보이지 않는 집단 폭력을 행사하고 길바닥에서 죽창과 화염병을 던지는 파렴치한 행동을 하는 일부 대중도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철이 들려는지 요즘 주변을 돌아다보면 온통 빚 투성이다. 호수에 물을 던지면 파장이 밀려오듯 내가 신세와 폐를 진 사람들의 얼굴이 무늬 지어 밀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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