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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이야기 2 Traces

진정성을 가지고 2025. 3. 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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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이야기 2    Traces
흔적 추적과 포착
2천 년 전 예수 십자가에 못 박혔을 당시 사용한 못 2개를 발견했다는 다큐멘터리 감독의 주장이 보도되기도 했다. 석가모니나 고승들의 유골분에서는 영롱한 사리가 남는다. 가짜 은행과 보이스 피싱이 극성을 부리고 거래가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서버 침입 흔적을 찾아 검찰이 추적 수사를 했다.
인터넷을 하려면 논리(Logical) 주소인 IP와 장비의 물리적(Physical)인 MAC 주소가 있다. 누구나 집 주소가 있듯이 네트워크에 접속된 컴퓨터나 통신장비에는 고유 주소가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무실을 대학교 안으로 이사한 적이 있었다. 1년 만에 나왔다. 인터넷 속도도 느린 데다가, 학생들이 쓸데없거나 유해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맥(MAC: Media Access Control) 주소를 추적하고 통제하기 때문이었다. 내 직업 상 자유로운 접속이 되어야 하는데 불편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CCTV에 잡히는 일은 다반사다. 무선이동전화나 스마트 폰도 알려고만 하면 뻔하게 그 흔적이 포착된다.
IMF 구제금융 사태 후 사람들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예기치 못했던 퇴직으로 사람들 시선에서 벗어나고, 마음의 짐을 잠시 벗고자 했다. 정작 재미는 등산장비나 유명 레저 의류 업체들이다. 북적이는 숲과 산의 생태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 고통을 겪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중랑천변과 마찬가지로 쓰레기가 늘 남는다. 사람들이 지나 간 흔적이다. 요란한 결혼식 후에는 꽃가루가 남는다. 군인 야영지에는 텐트 친 자리와 트럭 자국이 남는다. 야영객이 머물다 간 강변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비닐봉지가 수북하다. 아파트 승강기 안에는 향수 냄새가 남아 있어 몇 층 아주머니 외출인지 짐작한다. 쌀쌀한 날 지하철 좌석에 온기를 남아 있으면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닭의 벼슬과 달걀노른자의 관계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한다. 노블레스(Noblesse)는 귀족의 기품과 위엄을 의미하는데 닭의 벼슬을 뜻하고 오블리제 (Obliger)는 달걀노른자를 뜻한다. 두 단어를 합성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닭의 사명이 자기의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않고 알을 낳는 데 있음을 말한다. 힘 있는 권력자, 가진 자가 지녀야 할 구속적 은혜에 대한 바람일 것이다. 진나라 시황제의 능은 70여만 명이 동원되어 완성되었다. 수은으로 강, 바다까지 지하 궁전을 만들고 누군가 접근하면 화살이 자동발사하는 시설도 있다고 하나 아직 발굴되지 않았다. 단지 공개된 능원 동문 밖의 병마용갱이 주목을 받았다. 즉위 즉시 자신의 흔적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원대한 꿈을 가졌던 광개토왕의 비문은 조작이 되어 모호하게 만들어 놓아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타락과 향락이 극치에 달하던 때의 로마 유물은 도로, 수로, 도시 구조 등 위대한 로마제국의 영광을 부끄럽게 한다. 모친을 죽이고, 거세한 미소년을 여장시켜 결혼도 하고, 친구의 아내를 가로채기도 했다. 로마에 불을 지르고 구경을 했던 네로황제 시대 공창지대에서 실제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민망한 화폐들도 발견되었다. 남색, 화려한 집창촌, 성도착증의 퇴폐적인 화폐들은 서기 380년 기독교가 국교가 되면서 사라졌다. 당시 사람들의 흔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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