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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줄 금 2 Line, String, Crack
모시 짜기와 네트워크
유네스코에서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가 되었다. 밥그릇 하나에 모시 한 필이 다 들어갈 정도로 섬세하게 만들어진다. 베틀을 이용하여 날실(세로)과 씨실(가로)로 천을 만든다. 약 30cm 보폭에 80 올의 날실이 들어간 것을 1새라고 한다. 과거에는 15새(1,200올)까지 가능했는데 10새 이상을 세모시라 부른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것이 아니라 날실과 씨실이 정교하게 규칙에 따라 짜인 것이다. 단아하고 정갈한 모시는 엄청 손이 많이 간다. 모시, 베 짜기는 결국 수평의 관계다. 목사님인 내 선배 한 분의 글에는 인간의 베 짜기를 언급하면서 수평의 끈도 중요하지만 수직의 끈도 중요하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관계 외에도 사람과 신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줄이나 금이나
금이란 접거나 긋거나 한 자국과 터진 흔적을 말한다. 내가 다니던 '숭덕초등학교' 한 반이 90명 콩나물시루였다. 지금은 24명이다. 조회에 쥐새끼들처럼 많은 아이들이 버글거렸다. (한국일보 1968년 숭덕초교 사진, 조금 덜했던 전농초교 조회 사진). '세계 최대의 초등학교'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네스 기록은 물론이요 압사 직전의 사고도 났었다. 123학급에 11,973명이 다녔고 3부제 수업을 했다. 운동장에 전교생이 모일 수 없는 형편이어서 결국 조회도 나누어서 했다.
아이들 놀이는 돌, 고무줄, 종이 등 외에는 주로 몸을 도구로 했다. 맨흙 바닥에 금을 긋고 하는 놀이가 주종이었다. ‘땅따먹기’ 놀이가 그중 하나다. 병뚜껑이나 매끄러운 조그만 돌을 ‘망’이라 불렀다. 시작 지점에서 손가락을 튕겨 3번 만에 금 안으로 들어오면 내 땅이 된다. 욕심이 과하여 멀리 튕기면 내 땅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여 내 차례는 끝나 버린다. 내 금 안의 것은 내 것이요, 내 금 밖은 내 것이 아니다. 내 줄에 선 사람은 내 사람이고, 아니면 남이다. 요즘, 선거철 특히 땅따먹기 같아서 옛날 생각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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